[7년, 그들이 없는 언론]너무 처절해서 정말 보기 힘들었습니다ㅠㅠ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
-감상일자: 3/21
-평점: ★★★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면 국민들은 빛 속에서 살 것이고

언론이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면 국민들은 어둠 속에서 살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7년 동안, YTN과 MBC에서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해 기자들이 얼마나 투쟁했는지를 보여주는 다큐..라기보다는 그때그때 찍은 영상기록 모음(중간에 UCC나 실제 뉴스도 있음)을 한데 이어 한 편의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그들은 왜 기레기가 되었나, 언론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자존감을 지키는 일이 이렇게 힘든 것인가를 보여주지요.

언론에 관한 책인 <박근혜 무너지다-한국 명예혁명을 이끈 기자와 시민들의 이야기>(최순실 게이트가 밝혀지던 무렵을 다루었죠)를 읽고 난 후에 본 영화다보니 기분이 더욱 묘하더군요...그 책에서도 박근혜정부의 언론자유 추락을 분석하고 나서 최순실 게이트 국면을 다루었으니.
솔직히 말해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에요. 오히려 불편하죠. 제목에도 썼지만 그래서, 2시간이 좀 안 되는 영화를 보느라고 거의 4시간이 걸렸습니다;
하여간 억압하는 것들은 다들 너무...너무...하는 짓들이 어찌나 이렇게 치졸한지.ㅠㅠ

뭔 짓을 했냐고요?
우선 정권 낙하산 사장을 반대했더니 잘라요. 체포해요. 한명은 구속해버려요.
해고무효소송에서 이겼는데 이제는 웬 검은 양복들이 회사 못 들어오게 해요;; 아~무 이유 없이!(이 부분 영상이 좀 급작스럽게 시작됨. 뭔가 찍을 일이 있을 거라 생각을 못하고 갔다가 당해서, 분통이 터진 나머지 찍기 시작한 듯)
엘리베이터를 못 타게 하니까 '좋다!'그러고 비상계단으로 몇 층이고 올라가는데, 카드키를 찍고 들어가려니까 안 열리네요?;; 이 사람들 걸로는 못 들어오게 만들어놓은 거예요...-ㅁ-
그래서 며칠 후, 많은 직원들이 일제히 똑같은 가면을 쓰고(!) 출근했습니다. 못 알아보게. 이 착잡한 영화 속에서 드물게 폭소를 일으키는 명장면.
그래도 사원증 확인하겠다고 하고 엘리베이터 못 올라가게 하는 걸 어떻게 어떻게 올라갔음...
결국 통행방해금지가처분 신청해서 이기긴 했는데, 노조 사무실에만 들어갈 수 있대요(...)
심지어 나중에 밝혀진 사실은, 정부 부처 차원에서 언론 탄압을 했다, 즉 이러이러한 사람들을 자르라고 했다는 것.(...) 뒤늦게 발견된, 그놈의 사장들을 칭찬하는 문건.

이번에는 MBC 이야기.(처음에 Y..에잇, 귀찮아. 와이티엔 이야기가 한 40분쯤 나오다가 엠비씨로 전환이 되는 방식입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유족들을 폄훼하는 보도를 두고 카톡방에서 이거 괜찮냐, 심하지 않느냐는 말을 한 기자를 짤랐다는 얘기가 나와요(...)
또 오유에다 엠비씨의 부당인사가 만연한 현실을 올렸다고 좌천시킨 피디가 '유배'로 표현한, 좌천 발령된 비제작부서의 일상을 그린 만화를 개인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짤린 얘기도 나오고.(...)
자꾸 말줄임표가 나오는데, 자꾸 말문이 막혀서 어쩔 수가 없네요;; 말이 안 나와요 진짜. 아니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치졸하죠?;;
엠비씨 김재철(이 사람 이름 때문에 '재철이가 사장 되고 나서 엠비씨는 재처리가 필요한 회사가 되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죠;) 사장 도망다닌 이야기도 나옵니다. 기자들이 지명수배한다고 전단을 뿌리자 집에서 도망쳐서 고급호텔을 전전하느라 수천만원 쓰고, 공원에서 알아본 사람이 사장 아니냐고 하자 그런 사람 아니라고 발뺌을 한다든가.
그리고 와이티엔에서 부당해고된 기자들이 소송을 내서 대법원까지 갔지만 결국 6명 중 3명만 해고부당, 3명은 끝내 해고정당 판결이 나온 장면도 참ㅠㅠ 법원 문 앞에서 당사자들이 인터뷰를 하는데, 그 앞에서 무슨 억울한 일이라도 있는지 다른 사건 관련인(진짜 이렇게 자막이 나옵니다;;)이 대성통곡을 하고 있어서 참 시끄럽고 그 앞에서 심경을 말하려다 말을 못하는 기자분이 나오는 장면은 참 이율배반적;; 다른 기자분은 그냥 말없이 담배피는 장면이 더 가슴아팠어요...
그밖에도 동맹 파업으로 투쟁을 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직, 해고 등을 받은 분들의 얘기도 나오고...
해직 후 7년여가 되던 해, 와이티엔에서 메모리얼이라면서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한 영상 상영회(이 영화에도 대부분 인용되는..)를 열었는데 다 끝나고 나서 분위기가 착잡하고, 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침묵에 빠져든 기자들이 그냥 말없이 우는 장면도 참 가슴 아팠음.8ㅁ8

으으, 말로는 설명이 안 되네. 이건 직접 봐야 돼요! ...........본 후의 책임은 못 지지만. 그래도 언론인들이 맥없이 영혼을 판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기에, 정말 처절히 투쟁했다는 걸 알 수 있기에, 여전히 싸우고 있기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시간이 흐르는 묘사 중에 '해직 후 ***일'이라는 카운트 표시도 있지만, 2012년 대선 이후 방송국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박근혜의 승리라는 출구조사가 나올 때 침묵에 빠져드는 장면이 있는 게 특히 기억에 남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나라 언론 이야기를 할 때 앞으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참사인 세월호 얘기를 빼놓을 수 없죠.ㅠㅠ 전원구조 오보라든가, 꽤 중요하게 나옵니다. 정말 유명한 영상, 기울어진 배와 헬기 소리, 그리고 2014년 4월 16일이라는 자막.ㅠㅠ 우리나라 사람 중에 이거 무슨 일인지 모를 사람 있겠습니까?ㅠㅠ(아니지, 외국인들이라고 해도 워낙 유명한 사건이니 조금만 설명을 들으면 알았겠군요)
그 당시 있었던 일 중에 꽤 유명한 건데, 사고 다음날 아침 KBS 기자가 리포트를 하면서 수많은 구조인력이 모여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느니 하는 말을 하는데(이것과 교차해서, 실제로는 그런 거 없이 썰렁한 사고현장을 보여주는 편집이 아주 죽여줍니다-_-;;) 유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옆에서 쌍욕을 하는 바람에 방송에 욕설이 그대로 나오는 방송사고(!) 장면도 인용되더군요.(결국 리포트 중간에 급하게 끊고 스튜디오로 넘어갔다죠ㅋ) 그 영상 다시보기나 유튜브에서는 다 삭제되었는데, 이런 식으로 영화에 인용되어서 역사에 남는군요. 하.하.하.하.하. 영원히 쪽팔리게 되었습니다그려?^^ 응?^^
엠비씨 얘기도 빼놓을 수 없죠. 지방 방송국에서는 전원구조 아니라는 걸 알고 몇 번이나 얘기를 했는데, 정부 발표 오보를 그냥 받아썼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검증하는 게 두려우니까', '정부 발표를 진짜인지 확인해보고 다른 말을 내보내는 게 반기를 드는 걸로 보이는 게 두려우니까'뭐 이런 요지의 인터뷰가 나오는데("정부가 발표한 입장이 있으니 바꿔 기사를 내보낼 수 있겠어요?"), 정말 착잡합니다.

기획하고 만들어진 다큐가 아니고 그때그때 찍힌 카메라 기록들을 모은 거라서 뚝뚝 끊기는 느낌이 좀 심하긴 해요. 무엇보다, 다큐멘터리 영화면서 나레이션이 없으니까요(!) 그나마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는 자막과 현재 시점에서 당사자들이 그때를 돌이켜보는 인터뷰들이 중간중간 들어간 덕에 위화감을 메워주고 있고요.

해직 그 후, 언론인들은 다른 곳에 취직하거나(뉴스타파를 만든다거나요.) 개인사업을 하거나 대학에서 강의를 하거나 하며 언젠가 복직할 그날을 꿈꾸고 있더군요. 마음이 아픕니다...언젠가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

두서없는 리뷰글이 너무 길어졌네요ㅠ

핑백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