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나라]진짜 이게 나라니? 이게 나라냐고!! 영화

*뒤늦은 감상 시리즈 그 2탄!
나쁜 나라
-감상일자: 2017. 3. 28
-평점: ★★★★(사실 이런 영화에 평점을 매긴다는 게 무의미하지만...제 마음속에 미친 영향으로 평가를 하기로 했습니다)

<비선실세 순실이>를 본 며칠 후, 세월호 영화를 알게 되고 그 계기로 보게 된 다큐멘터리. 마침 세월호가 한창 인양된 참이어서 더욱 와닿은 영화였습니다. 초반에, 팔십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우리 애들이 왜 죽었는지 모르고 있다고 원통해하는 유족분들이 나올 때는 더 가슴이 아팠죠. 그 날짜 앞에 '천'이 추가되고도 남도록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게 있고 아직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ㅠㅠ

세월호 참사 이후 약 1년간, 특별법을 위한 가족들의 투쟁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정확히는 국조특위를 위해 정치인들이 팽목항을 찾아온 2014년 6월 초부터 유가족들이 삭발식을 열던 2015년 4월 2일까지이며, 영화 러닝타임 대부분은 6월부터 9월까지의 3개월에 집중되어 있죠.
정말 이렇게 피맺힌 가시밭길이었구나...하고 생각했어요. 내가 모르는 게 많았구나ㅠㅠ
전국을 돌아다니며 서명운동을 하며 고생하고, 국회에서 이불깔고 누워 농성을 하고 막...여름임을 감안해도 밤엔 추웠겠죠.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얻은 수백만명의 서명이 담긴 상자를 10여명의 사람들 허리 높이까지 쌓아놓고 기자회견을 합니다.
단식투쟁을 합니다. 처음에 3일만 하려다가 길어지자 사람들이 돌아가며 릴레이 단식을 합니다.(이때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동조단식을 한 건 유명한 사실이죠. 그리고 여당(이때는)이 보좌관들 식사한 거 가지고 명세서(맞나)를 들이대며 가짜라고 몰아간 것도-_-)
그 와중에 그 해 재보선은 또 새누리당이 승리합니다. 더욱 기세등등해지는 그들.

기사로도 나온 유명한 사건도 있습니다. 제헌절, 열린국회랍시고 바로 건너편에서 농성하는 유가족들이 단식하고 있는데 거기서 행사를 하는 겁니다. 부채춤을 추고 막...
유족들은 항의합니다. 보러 온 사람들에게 우리도 좀 봐달라고 목놓아 웁니다. 애들을 데려온 사람한테 그쪽도 자녀가 있지 않느냐고 호소합니다. 이게 무슨 열린 국회냐고 울분을 토해냅니다. 결국 행사는 중단되고, 정의화 국회의장은 '행사는 중단되지만, 사실 여러분은 내가 여기 있게 해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지금 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다, 지금 특별히 허락해주고 있는 거다'라는 요지의 말을 하다가 결국 분노한 유가족이 달려들어 마이크를 뺏는 바람에 더 이상 말을 못했지만요. 그런데 돌아가면서 하는 말은 '아까 내 마이크 뺏은 사람 진짜 유가족 맞는지 조사해봐'-ㅁ-
(기사 찾아봤다가 눈 버렸습니다-_- 댓글들 때문에요. 100일도 채 안 된 그 시점부터 이미 여론은 상당히 악화되어 있었던 겁니다. 하긴 한 달 남짓부터 그 소리 나왔으니;; ...직접 그 참담한 순간을 보지 않았으니까 그런 악플들을 달 수 있었던 거겠죠.

그리고 이 영화에서 얼마 안 되는 가슴 따뜻해지는 순간. 교황님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유족분들에게 다가가주었습니다. 한 아버님을 만나 잠깐 이야기를 한 건 유명한 장면이죠. 그분이 무슨 말을 할지, 편지에 무슨 말을 쓸지 고민하는 장면도 영화에는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 교황 성하는 세월호 노란 리본을 쭉 달고 다니셨고, 이야기가 나오자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는 멋지고도 유명한 말을 남겼죠. 흑흑... 쭉 단식하던 유족분이 결국 입원해서 텐트가 빈 장면도 있습니다. 다행히 폭식투쟁 장면은 나오지 않더군요-ㅁ-
유족들은 삼보일배도 합니다. 청와대로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으니 약속을 지켜달라면서 청와대로 향합니다. 100미터 앞에서 경찰들에게 막히자 그 자리에서 계속 절을 반복하다가 결국 주저앉아 통곡합니다.(여담으로 정권이 바뀐 후, 유족분들 중 한 어머니께서 청와대 분수-일반에 공개된-를 찾아갔는데 아무 제지도 받지 않았고 누구도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며 세상이 바뀌었음을 실감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지요. 예전에는 계속 가로막히기만 했었는데. 믿기지 않아 자꾸 누가 미행이나 감시하고 있는 거 아닌가 뒤를 계속 돌아봤다고...8ㅁ8)
국회에서 농성하며 몇 주, 몇 달이 지나가는 동안 서로 친해진 엄마들이 각자 자기 꿈에 나타난 자식 이야기를 하며 웃는 장면도 있습니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겠죠. ...원래 서로 잘 몰랐어야 하는 사람들인데ㅠㅠ
박근혜가 국회에 찾아왔습니다. 청와대로 갈 수 없었던 가족들은 여기서라도 대통령을 만나려고 기다렸습니다. 피켓을 들며 죽어라고 필사적으로 소리칩니다. "대통령님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쌩까고 지나갑니다. 유가족(부모) 구술록, <금요일엔 돌아오렴>에도 나오고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장면이죠. 이 영화에는 안 나왔습니다만 한 아버님은 지나가는 높으신 분들 앞에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아무 효과 없었습니다.

그리고 특별법이 결국 나오긴 했습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건 반쪽짜리 특별법. 유가족들을 만난 건 그냥 요식행위.
장면이 이동해 유가족이 되는 것이 소원인, 반년이 넘도록 진도에 남겨진 실종자 가족들이 나오더니, 인양 전 최후의 수습자인 황지현 양의 수습 및 장례식 장면도 나옵니다. 하...

진짜 끔찍한 게 뭔지 아세요? 첫째로, 영화만 봐도 이렇게 속이 터지게 생겼는데(아마 영화 안 보신 분들도 이 글만 봐도 속이 터지고 계실 겁니다) 실제로는 영화는 빙산의 일각, 이보다 훨씬 심했다는 거예요. 그렇겠죠, 그분들께는 꼬박 1년, 365일, 52주, 8천여 시간 동안 마주한 현실인데 영화 러닝타임은 고작 2시간이니ㅠㅠ 둘째로, 이 영화 이후로도 세월호 유족들(미수습자 가족들도 포함해서 유족이라고 칭하겠습니다)의 삶은 나아진 게 별로 없었다는 거예요. 그 이후 이야기는 <망각과 기억>시리즈 등 다른 다큐로도 나오고 있어서 봤고, 기사도 엄청 봤는데...참...심지어 시간이 흐른 뒤에는 망각과도 싸워야 했고 말이에요...
세월호가 침몰한 것 자체는 국가의 잘못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 배는 애초에 허가를 내주면 안 되는 수준이었다는 걸 제외하면요. 불법개조가 되고, 과적에 고박 부족, 짐을 더 채워 돈을 더 벌기 위해 평형수를 적게 넣어 배가 복원력을 심하게 잃게 만든 것은 선사의 잘못, 승객들이 탈출하지 못한 것은 선장들과 해경들의 잘못이겠죠.
하지만, 그 뒤에 일어난 일들은 분명 국가의, 정부의 잘못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 누구나 그 사실을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가능한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면 좋겠어요ㅠㅠ 불편한 진실이더라도, 꼭 알아야 할 아픈 역사입니다.

ps. 현재 속편인 '나쁜나라 2'가 제작 중이라고 합니다. 2년 만인가... 이번에는 극장에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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