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의 실제 모델 김사복씨는 정말 대단한 분이셨군요. 잡상

영어, 일본어 등 외국어를 꽤 잘했고,
그래서 외신기자들을 전문적으로 상대하며 영업하면서 평판이 좋아 그를 만난 사람들은 다시 찾곤 했다고 하며(그래서 외국인들과 찍은 사진이 꽤 많이 남아 있다고...),
사장, 회장급 차인 최고급 중형차 새한 레코드를 두 대나 영업용으로 쓸 정도로 형편이 부유했으면서도 <사상계> 같은 잡지를 구독하면서 비상계엄 확대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했으며, '아버지는 인권주의자였다'고 아들이 기억할 정도로 굉장히 깨어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힌츠페터와 광주로 갈 때 현 시국에 대해 브리핑을 해주었다고도 하니까, 모든 걸 알면서도 그리로 내려간 거죠. 그것도 두 번씩이나. (사실 무엇보다 이게 더 놀랍습니다. 그 참상을 보고서 또 갈 생각을 하다니;;; 23일 당시는 해방광주였지만요.)
외신기자들 전문으로 영업하다 보니 여러 사람을 만날 기회도 있었다고 하네요. 민중운동가 함석헌 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도 있는 걸 보면 말이죠. 심지어 힌츠페터와도 초면이 아니었습니다! 같이 찍은 사진이 발견된 걸 보면 말이죠.(어떻게 좀 찾을 수 없나 하고 온 집안을 다 뒤지다가 묻혀있던 사진을 겨우 발견했고, 이걸 힌츠페터의 5.18 당시 직장동료와 아내가 확인해주어 그가 바로 그 김사복 맞음이 확인되었음) 비록 5.18 뒤로는 다시는 못 만났지만요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그래도 힌츠페터가 김사복의 행방을 '찾을 수 있기라도'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아쉬움을 남긴 채 영면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ㅠㅁㅠ 무덤이나마 참배하고, 유족이라도 만나 옛날 이야기를 하며 한을 풀 수 있었을 텐데.... 엄밀히 말하면 호텔택시는 택시운전사가 아니라 '운수사업가'였고, 따라서 택시 조합 등에 등록이 안 되었으니 5.18 기념재단, 언론사들(힌츠페터가 송건호언론상을 타고 잘 알려진 뒤),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진들 등 수많은 사람들이 전국의 택시 조합을 뒤지며 백방으로 발품을 팔아도 몰랐을 수밖에요.8ㅁ8 게다가 김사복 본인도 단명(향년 53세)했으니...

아무튼 이렇게 확인이 된 이상, 재단이나 전시 등에 아들분께서 아버지의 행적을 증명할 수 있는 물건들을 기증할 생각이고 힌츠페터 묘 옆에 이장도 추진하려 한다는데...5.18 재단 측에서도 흔쾌히 긍정적인 의사를 밝힌 만큼 잘 성사되면 좋겠네요! 2016년 힌츠페터 타계 직후의 5.18 기념식에서 망월동 묘역에 유해 매장과 추모비 제막 행사를 했던 것처럼, 내년 기념식에는 김사복씨가 그렇게 될 수 있기를! 부디!>_<



덧글

  • 로그온티어 2017/09/08 23:36 # 답글

    택시운전사가 오히려 너프버전이었단 사실에 감동이 좀 사라지긴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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